백만 장자 '밀라 드 풀러' 의 이야기

twitter facebook google+  2017.01.05
집은 마음의 안식처
재산을 버리고 망치와 톱을 들다 




'아메리칸 드림'이 무일푼으로 시작하여 백만 장자가 되는 것을 뜻한다면, 밀러드 풀러의 이야기는 거기에 딱 들어맞는다.

하지만 밀러드는 자신의 꿈이 악몽으로 변했을 때 미래에 대한 설계를 재검토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서른 살에 이미 백만장자가 된 밀러드는 천만장자가 되겠다는 야심을 품었고, 그럴 만한 기량과 재간도 가지고 있었다.

그는 호화 저택과 호숫가의 별장, 250만 평의 토지, 쾌속 보트와 최고급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마냥 행복한 것만은 아니었다.

일이 너무 바빠서 아내와 두 아이의 얼굴을 볼 시간도 거의 없는 게 가슴이 아팠다.

그의 제국은 일어나고 있었지만 가정은 무너지고 있었다.

이런 일은 부와 권력을 추구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일어난다.

이런 상황을 바꿀만한 용기를 가진 백만장자는 백만 명에 한 명 정도다.

밀러드는 바로 그 백만 명중의 한 명이었다.

하루는 사무실에서 갑자기 심장발작이 일어났다.

동맥이 막혀서 생기는 심장발작이 아니라, 슬픔과 회한이 갑자기 홍수처럼 밀려와 심장이 멎어 버리는 듯했다는 뜻이다.

그날 저녁에 아내 린다는 마치 최후 통첩이라도 보내듯 선언했다.

나한테 과연 남편이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니,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지도 확신할 수 없다면서, 뉴욕에 가서 목사와 상담하겠다고 말했다.

밀러드는 어안이 벙벙했다.

돈으로 살 수 있는 것이면 뭐든지 다 주었는데, 어떻게 아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밀러드는 당시를 회고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 다음주는 내 평생에 가장 외롭고 괴로운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사업을 일으키느라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모두 잃어버렸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어느 날 밤에 영화를 보다가 "계획된 인생은 즐길 수 없다.

다만 참고 견딜 수 있을 뿐" 이라는 대사를 듣고 그는 이 깨달음을 더욱 통감했다.

'계획된 인생'-그는 바로 그런 인생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계획에 뜻 있는 목표를 포함시키는 것은 잊고 있었다.


밀러드는 당장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만나고 싶다고 간청했다.

린다가 마지못해 동의하자 밀러드는 당장 비행기를 타고 뉴욕으로 날아갔다.

그 후 며칠동안 부부는 눈물을 쏟으면 가슴속에 쌓인 응어리와 감정을 모두 털어놓고, 소중한 것을 바탕으로 인생을 다시 설계하기로

굳게 약속했다.
"우리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둘 다 하느님의 존재를 강하게 느꼈습니다. 새로운 인생을 살라고 하느님이 명령하신다고 느꼈지요."


이 새로운 인생이 무엇이든, 그것을 준비하려면 먼저 그들과 하느님 사이를 갈라놓았던 것-사업과 재산-을 모조리 없앨 필요가

있다고 린다와 밀러드는 생각했다.


그들은 회사, 저택, 별장, 보트 등 모든 재산을 팔아서 그 돈을 교회와 대학과 자선단체에 기부했다.

친구들은 미쳤다고 수군거렸지만, 밀러드는 그 때만큼 정신이 멀쩡한 적은 없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벌써 기분이 좋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다음에는 뭘 하지?


그 답은 클래런스 조던을 찾아갔을 때 떠올랐다.

작업복 차림의 신학자인 클래런스는 애틀랜타에서 남쪽으로 200km쯤 떨어진 조지아 주 남서부의 아메리커스라는 소도시 근처에

'코이노니아'라는 기독교 공동체를 세운 참이었다.

클래런스는 먼지 나는 시골길을 따라 늘어서 있는 다 찌그러진 판잣집들을 밀러드에게 보여주었다.

비가 새고 난방 시설도 상하수도 설비도 없는 이 오두막들을 수백 세대의 가난한 가족들이 보금자리로 삼고 있었다.

이것은 미국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수없이 되풀이된 모습이었다.

세계 인구의 25%에 이르는 14억 명이 최소한의 설비도 갖추어지지 않은 집에서 살고 있거나, 아예 그런 집조차 없는 신세이기 때문이다.


밀러드와 클래런스는 뜻을 같이하는 몇몇 동지들과 함께 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주기 시작했다.

기독교 신앙을 그런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처음에는 한 두 채로 시작하여, 점점 집이 늘어났다.

안타깝게도 클래런스 조던은 첫 번째 집이 완공되기 전에 심장마비로 떠났다.

밀러드와 동료들은 4년 반 동안 '코이노니아'에서 집 짓는 일을 계속했다.


소박하지만 번듯한 집을 얻은 가족들은 놀랄 만큼 달라졌고, 이에 감동한 밀러드는 조지아 남부에서 시작된 구상이 세계의 다른

지역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밀러드와 린다는 중앙 아프리카의 자이르로 가서, 개신교 연합회와 손잡고 3년 동안 자이르 전역에 집을 짓는 성과를 거두었다.

밀러드와 린다는 자신들의 구상이 세계 어디서나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안고 1976년에 조지아 주로 돌아왔다.

밀러드는 '국제 해비태트 협회'를 창설했다.

한때 밀러드의 목표는 천만장자가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되었다.

내가 천만 명에게 집을 지어줄 수 있을까? 감히 그런 꿈을 꿀 수 있을까?

밀러드와 린다는 자신들의 사명이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라고 생각했다.

바로 "인간은 누구나 편안히 잠잘 수 있는 곳을 가져야 한다.

소박하나마 남부끄럽지 않은 집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주택을 공급하는 일은 진정한 종교의 요체라고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선행과 사랑"이라는 것이 밀러드의 신념이다.


'해비태트'의 기본 구상은 이렇게 단순하다.

그러나 회의적인 사람들은 황당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미친 짓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었다.

밀러드의 구상은 '무 수익-무이자 대출'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이것이 "반미국적이고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제 해비태트 협회'는 잘 돌아가고 있다.

불량주택에서 얼마 안 되는 수입으로 근근이 살아가는 사람들은 난생 처음으로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적당한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해비태트'는 자원봉사자들의 협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집을 지어본 경험이 전혀 없다.

다양한 단체와 기업 및 교회가 현금과 건축자재를 기증한다.

각계각층에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이들이 시간과 기술을 무료로 제공한다.

하지만 '해비태트'는 자선단체가 아니다.

혜택을 받는 가족들도 자기 집과 이웃집을 짓는 데 참여하여 수백 시간씩 땀흘려 일한다.

새로 입주한 가족이 '무이자-무 수익 저당'으로 대출을 받아 집 값을 내면, '해비태트'는 그 돈으로 더 많은 집을 짓는다.


그 많은 사람과 단체가 이 운동에 그토록 헌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 가지 이유는 성과가 눈에 보인다는 점이다.

세상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난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한 사람의 노력으로는 성과를 거두기 어려워 보일 때가 많다.

'해비태트'의 자원봉사자들은 새로 입주할 사람들과 함께 일한다.

집이 완공되면 모두 뿌듯한 만족감과 기쁨을 집주인과 함께 나눈다.


'해비태트'의 목표는 전세계에서 불량주택과 무주택자를 없애는 것이다.
"이 목표가 너무 대담해서 사람들을 흥분시키고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걸 나는 느꼈습니다.

해마다 그런 대담함이 낳는 기적에 우리도 놀라고 있습니다."


밀러드의 대담한 계획에 따라 '해비태트'는 벌써 전세계에 6만 채 이상의 주택을 지어, 적어도 30만 명에게 안전하고 번듯한 집을

적당한 가격에 공급했다.

'국제 해비태트 협회'는 미국의 50개 주에 1,400개 이상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해외에도 250여 지부를 두고 있다.

'해비태트'는 미국 이외의 51개 국가에서 약 800건의 주택 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해비태트'가 세우는 것은 집만이 아니다.

가족과 공동체와 희망도 세우고 있다.

"어떤 가족이 자택을 갖는 것은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는 첫 단계인 경우가 많고, 절망과 나태의 악순환을 끊어줄 수도 있습니다.

동네에서는 마약과 쓰레기가 자취를 감추고, 태풍과 지진과 홍수를 견뎌낸 주택들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해비태트'는 모든 경제, 종교, 사회, 인종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을 결속시켜 준다.

전직 대통령 지미 카터와 그의 아내 로절린 카터가 작업복 차림으로 못질을 하거나 목재를 자르며 한낮의 뙤약볕 아래서 땀흘리는

사지을 보지 못한 미국인은 거의 없다.

밀러드가 도움을 청하자 이들 전직 대통령 내외는 두말 없이 응했다.


"나는 그분께 열다섯 가지 지원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러면 적어도 한두 가지 부탁은 들어주리라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놀랍게도 그분은 그 열 다섯 가지를 전부 받아들였지 뭡니까."


이 운동에 동참하여 시간과 돈을 바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저명인사는 카터 내외만이 아니다.

수십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집을 지을 때 나오는 쓰레기를 치우고, 벽을 세우고, 페인트칠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들은 비록 이름이 알려진 저명인사는 아니지만, 그들의 행위만은 누구 못지 않게 훌륭하다.


20 세기 말 쯤 이면 '국제 해비태트 협회'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주택을 지은 건설업자가 될 것이다.

'해비태트'의 주택 건축에 들어가는 벽돌은 집만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도 건설하고 있다.

그것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보다 나은 것을 위해 기꺼이 재물을 포기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밀러드와 린다는 이제 자신들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라고 믿고 있다.

"불량주택을 없애는 것이 우리의 꿈입니다. 그 꿈을 이루리 위해서는 우리 앞길에 놓여 있는 숱한 장애물을 뛰어넘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차근차근, 한번에 한 채씩 집을 짓다 보면, 언젠가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밀러드 풀러

언젠가 상담 신부님께 내 소명에 대해 조언을 청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물었지요.
"내가 과연 하느님의 부름을 받은 것인지 어떤지, 부름을 받았다면 무엇 때문에 부름을 받은 것인지,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그러자 그 분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네가 행복을 느끼는지 어떤 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하느님이 너에게 하느님과 이웃을 위해 봉사하라고 요구하신다는 생각이 너를

행복하게 해주면, 그것은 네가 하느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 마더 테레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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